이른 봄

한 편의 詩 그리고 감상 - 시인 이진호 - 아홉 번째 연재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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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록 발행인
기사입력 2020-06-24 [01:34]

▲     ©이정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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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EMTEO NEWS

 

      天燈 이진호 시인의

▲     ©이정록

 

 

 

     

    이른 봄 
    
           이 진 호
 
강 건너 산마을에
보랏빛 아지랑이
 
아지랑이 속에
저만치 물러 앉아
흔들리는 산마을
 
허전한 들판을 메우는
그림같은 물보라 안개
안개 속에 잠긴 물가에서
겨울을 털어내는 누나들의                                                                                                
요란한 봄빨래 소리가
온 마을을 흔들어 놓는다

                                                                                                                              
냇가 오리나무 숲을 흔드며
기인 겨울 얘기를 실어내는
해맑은 까치 소리
 
묵은 돌담을 끼고 돌아서
골목을 달려 나온
아이들의 웃음 소리가
온 마을을 뒤흔들어 놓는다

 

 

天燈 이진호 (시인)

  © 이정록

'한국교육자 대상' ‘한국아동문학작가상’ ‘세계계관시인 대상’
 ‘대한민국동요 대상’ ‘현대문학1백주년 기념 문학상 창작 대상’등을 수상하고 새마을 찬가 ‘좋아졌네’ 군가 ‘멋진 사나이’ 와 전국초중고등학교 176개교 교가 작사로 유명한 천등 이진호 시인은 천등문학회장으로 20여년간 전국 동화구연대회와 시낭송대회를 봄 가을로 주관해 오고 있으며, 천등아동문학상(19회)을 제정 시상해 오고 있다.
     

 

<읽고나서>

자연에서 발견되는 봄의 생명성
 
 시인은 강 건너 산마을을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다. 산마을은 보랏빛 아지랑이에 둘러싸여 있다. 아지랑이 속에서 산마을이 움직인다. 시인은 봄의 몽환적인 이미지를 그림 그리듯 자세히 세밀하게 보여주고 있다. 아지랑이는 봄의 대표적인 전령사이다. 시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른 봄’ 풍경이 강 건너 산마을에서 마술처럼 펼쳐지고 있다. 시인은 차갑게 얼어붙은 겨울에서 봄이 다가오는 모습을 발견하고 있는 것이다.
  1연의 “보랏빛 아지랑이”는 봄이 색깔에서 오는 것을 지각할 수 있다. 봄은 겨울의 무채색에서 유채색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2연의 “아지랑이 속에/ 저만치 물러 앉아/ 흔들리는 산마을”에서 아롱거리는 아지랑이가 마치 산마을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시인은 죽은 듯 정지된 겨울에서 태동하는 생명적 봄을 발견하고 있다. 3연의 “물보라 안개”는 건조한 겨울은 저만치 물러가고 봄의 촉촉함을 느끼게 하는 시어이다. 그 촉촉함이 들판을 가득 메우는 것에서 봄이 무르익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가에서 빨래하는 누나들”에서도 겨울 동안 얼어붙었던 얼음들이 녹아 개울물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요란한 봄빨래 소리가/ 온 마을을 흔들어 놓는다”는 것은 지금은 세탁기가 빨래를 해주지만 예전엔 빨래방망이로 두르려 빨래를 했다. 요란한 빨래방망이 소리가 장단 맞추듯 정겹게 들려오는 듯하다. 4연의 “까치소리”가 “오리나무 숲을 흔드”는 것에서도 새들을 봄맞이로 등장시키고 있다. 5연의 “골목을 달려 나온/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온 마을을 뒤흔들어 놓는다”의 마지막 연에서 시인은 드디어 아이들을 불러낸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절정을 이루면서 산마을에 봄의 잔치가 벌어진 듯하다.
  위 시에서 ‘보랏빛 아지랑이’, ‘물보라 안개’, ‘물가의 빨래소리’, ‘까치소리’,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봄의 전령사의 역할을 하고 있다. 아지랑이, 물보라의 ‘움직임’과 빨래소리, 까치소리, 아이들의 웃음소리 등 ‘소리’에서 봄의 태동이 느껴지는 생명성의 시어들을 발견하게 된다. 시인은 많은 사물의 대상들에서 봄은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임을 알리고 있다. 
                                                                                                 

                      <시인․ 문학평론가․ 문학박사>  

 

                                                                      
    【감상】 지은경

▲     ©이정록

 문학박사. 한국현대시인협회 부이사장, 아태문인협회 명예이사장, 한국신문예문학회명예회장, 국제펜한국본부 이사, 한국문인협회 이사, 한국비평가협회 이사,《월간신문예》발행인.
 시집『숲의 침묵 읽기』등 12권, 칼럼집『알고 계십니까』『우리들의 자화상』, 기행에세이『인도, 그 명상의 땅』외 논문·저서·엮서 2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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